본문 바로가기
좋은 글

사랑? [신영복의 "엽서"]

by 진규은규아빠 2009. 1. 29.

 
사랑이란 생활의 결과로서 耕作되는 것이지
결코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한 번도 보지 않은 부모를 만나는 것과 같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까닭도 바로
사랑은 생활을 통하여 익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를 또 형제를 선택하여 출생하지 않는 것처럼
사랑도 그것을 선택할 수 없다.
사랑은 선택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事後에 서서히 경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처럼
쓸데없는 말은 없다.
사랑이 경작되기 이전이라면, 그 말은 거짓말이며
그 이후라면 아무 소용없는 말이다. 

<신영복의 엽서>, 신영복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엽서  (0) 2009.02.02
조지훈의 지조론 전문  (0) 2009.01.30
무감어수 감어인  (0) 2009.01.30
눈 오는 날엔 - 서정윤  (0) 2009.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