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 행사

아버지를 보내며...

by 진규은규아빠 2017. 8. 14.

2017년 6월 3일 22시 24분 (陰2017년 5월 9일(평달))

아버님께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홍성의료원으로 옮긴지 불과 며칠만에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01234

 

 

아버지와 등


- 정 철 훈


만취한 아버지가 자정 넘어
휘적휘적 들어서던 소리
마루바닥에 쿵하고
고목 쓰러지던 소리

숨을 죽이다
한참만에 나가보았다
거기 세상을 등지듯 모로 눕힌
아버지의 검은 등짝
아버지는 왜 모든 꿈을 꺼버렸을까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고
삼십년이나 지난 어느 날
아버지처럼 휘적휘적 귀가한 나 또한
다 큰 자식들에게
내 서러운 등짝을 들키고 말았다

슬며시 홑청이불을 덮어주고 가는
딸년땜에 일부러 코를 고는데
바로 그 손길로 내가 아버지를 묻고
나 또한 그렇게 묻힐것이니

아버지가 내게 물려준 서러운 등짝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다

 

 

01234567

 

아버지의 빛


- 신 달 자

1

아버지를 땅에 묻었다
하늘이던 아버지가 땅이 되었다

땅은 나의 아버지

하산하는 길에
발이 오그라 들었다

신발을 신고 땅을 밟는 일
발톱저리게 황망하다
자갈에 부딪쳐도 피가 당긴다

.

.

.

하략

 

 

 

 

01234

 

'가족 행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와 내 생일  (0) 2018.02.11
아버지 49재  (0) 2017.10.15
진규의 16번째 생일  (0) 2017.07.23
커플링  (0) 2017.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