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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by 진규은규아빠 2009. 12. 18.

"선생님은 무언가를 후회한 적이 있나요?" "후,회라고요?" "네…" "선생님은 후회 같은 거 안 하죠?" 그는 목덜미에 매달린 청진기를 만지작거리며 대답합니다. "하지요,후회…" "정말요?" "늘 후회합니다. "

사실 그는 '후회하는 선수'죠.말기 의료의 최전선에서 정답 없는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이런 처방을 했더라면…' '이런 말씀을 드렸더라면…'하고 매번 후회하니까요.

그는 딱딱하게 굳어 있던 표정을 풀고 살짝 미소를 짓습니다. 그 속에는 자조가 아니라 그도 후회하고 뉘우치는 나약한 인간임을 시인하는 체념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저도 항상 가슴을 치며 후회합니다. " 그가 재차 강조하자 상대의 얼굴이 한결 부드러워집니다. "아,선생님도 후회하는군요. "

그의 이름은 오츠 슈이치입니다.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본의 호스피스 전문의죠.1000여명의 죽음을 지켜본 그는 어느 순간 '세상에는 수많은 인생이 있듯 수많은 후회가 있지만 그들의 마지막 후회에는 커다란 공통분모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의학 기술은 그들의 마음에 도움이 되지 않지요.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마음의 더께.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친절을 베풀었더라면,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두었더라면,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어쩌면 우리가 한번쯤 들어봤거나,가볍게 생각해봤을 법한 이야기지만 죽음 직전에 닿기 전에는 그 절절함을 어찌 다 알 수 있겠습니까.

그는 이를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면서 인생을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지요. 그의 바람은 일본 네티즌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고,국내 네티즌 사이에도 입소문으로 알려져 인생에서 진정 하고 싶은 것들을 되돌려보게 하는 '버킷리스트'로 활용되고 있지요. 이번 주에 나온 책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21세기북스 펴냄)에 그 깊은 회한과 후회의 결정체가 알싸하게 담겨 있습니다.


프롤로그죽음을 앞에 두고

첫 번째 후회,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두 번째 후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세 번째 후회,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네 번째 후회, 친절을 베풀었더라면
다섯 번째 후회,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여섯 번째 후회,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일곱 번째 후회,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여덟 번째 후회,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아홉 번째 후회,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열 번째 후회,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열한 번째 후회,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열두 번째 후회, 고향을 찾아가보았더라면
열세 번째 후회,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열네 번째 후회, 결혼했더라면
열다섯 번째 후회, 자식이 있었더라면
열여섯 번째 후회, 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열일곱 번째 후회, 유산을 미리 염두에 두었더라면
열여덟 번째 후회, 내 장례식을 생각했더라면
열아홉 번째 후회,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두었더라면
스무 번째 후회,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스물두 번째 후회,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스물세 번째 후회,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스물네 번째 후회, 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스물다섯 번째 후회,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에필로그죽음을 넘어 삶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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